기본 정보

항목내용
저자Eunjung Park
제목Rethinking Archival Practices for Records Documenting Jeju 4.3 (Jeju April Third)
학위Master of Arts
대학원University of Manitoba / University of Winnipeg (Joint Program)
발행연도2024
분야기록 및 아카이브 연구

요약

박은정의 이 석사학위논문은 기록 관리(archival practices)가 과거사 청산과 이행기정의에 어떻게 기여하거나 방해하는지를 제주4·3 사례를 통해 규명한다. 저자는 현재 한국의 제주4·3 관련 아카이브가 국가 행정 기관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희생자와 생존자의 관점과 목소리가 체계적으로 주변화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기록 관리는 단순한 행정 업무가 아니라 “누가 어떤 기억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정치적 행위이며, 생존자 중심의 기록 실천으로의 전환이 정의 실현의 필수 조건이라고 주장한다.

제주4·3 기록의 행정 중심 관행은 여러 층위에서 작동해왔다. 공식 진상조사보고서, 정부 문서, 그리고 제도권 기관의 자료들이 ‘공식 기록’으로서 우선권을 갖는 반면, 생존자들의 개인 증언, 가족 기록, 구술사 자료들은 ‘보조 자료’ 또는 ‘주변 자료’로 취급된다. 박은정은 이러한 분류 체계 자체가 국가의 입장을 중심에 두고 피해자의 경험을 주변화하는 권력 관계를 반영한다고 분석한다. 진상조사 이후에도 국방부 등 가해 기관들이 조사 결과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으나, 이러한 이의도 공식 기록으로 등재되면서 역설적으로 국가의 ‘기억’이 증폭된다.

생존자 중심 아카이브의 개념은 기록 관리에서 권력 관계의 전복을 의미한다. 첫째, 어떤 자료를 ‘기록’으로 인정할 것인가의 결정에 생존자들이 참여해야 한다. 희생자의 개인 편지, 유품, 가족 사진, 자필 일기 같은 물질적 자료들이 단순한 ‘증거’가 아니라 의미 있는 역사 기록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기록의 ‘조직’(description, arrangement)과 ‘접근성’(access)의 결정에도 생존자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 기존 아카이브가 관료체계의 편의에 맞춰 자료를 정리한다면, 생존자 중심 아카이브는 생존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배치하고 찾아보고 싶은지를 중심에 둔다. 셋째, 기록의 ‘해석권’이 생존자에게 있어야 한다. 공식 진상조사보고서의 해석이 유일한 진실이 아니라, 생존자들의 기억과 해석이 동등한 무게를 갖는 기록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박은정은 생존자 중심 아카이브가 이행기정의의 실제적 도구가 된다고 주장한다. 아카이브는 과거의 폭력을 증거로 남김으로써 현재의 국가가 책임을 외면할 수 없도록 강제한다. 동시에 생존자들의 목소리가 공식 기록으로 인정될 때, 그들의 증언은 단순한 개인적 기억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으로 격상된다. 또한 기록의 접근성이 높아지면, 진실규명 뿐만 아니라 사회적 화해와 교육에도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 시민이 생존자의 기록을 직접 열람하고 그들의 경험에 접근할 때, 추상적인 ‘4·3’이 구체적인 인간적 고통으로 재현된다.

이 논문의 학술적 기여는 아카이브 연구와 과거사 연구의 교집합에 있다. 저자는 기록 관리의 정치성을 명확히 하면서, 과거사 청산에서 ‘누가 말하는가’의 문제가 ‘무엇을 말하는가’만큼 중요함을 보여준다. 기존 과거사 연구가 진실의 ‘내용’에 집중했다면, 박은정은 진실을 ‘기록하고 보존하고 전승하는 체계’에 주목한다. 4·3 사례를 통해 저자는 기록 관리의 전환이 how(어떻게), rather than what(무엇을), 과거사 청산을 실현한다고 주장하며, 생존자 중심의 기록 실천이 반공주의로부터의 해방과 역사적 정의 실현의 구체적 경로임을 제시한다.

개요

제주4·3의 기록 관리에서 생존자 중심의 접근이 왜 필수적인가? 이 논문은 기록(archives)이 국가폭력의 기억을 어떻게 보존하고 전승하는지, 그리고 현재의 아카이브 실천이 어떻게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제한하는지 분석한다. 제주4·3 희생자, 생존자, 유족들은 수십 년 동안 국가의 억압으로 인해 침묵을 강요당했다. 박은정은 현재의 행정 중심 아카이브 관행이 어떻게 생존자들의 관점을 주변화하는지 비판하면서, 생존자 중심의 기록 실천을 제안한다. 진실규명과 화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기록 관리 체계 자체가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핵심 논점

1. 행정 중심 기록 관행의 한계

한국의 제주4·3 기록 관리는 국가 기관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공식 진상조사보고서, 위원회 문서, 정부 기록이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반면, 생존자들의 증언, 가족 자료, 개인 기억 자료는 보조적 위치에 머물러있다. 박은정은 이러한 기록 체계가 어떻게 권력 관계를 재현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진실규명과 화해 과정을 방해하는지 분석한다.

2. 생존자 중심 아카이브 실천

생존자 중심의 접근은 기록 관리에서 생존자들을 단순한 정보 제공자가 아니라 능동적 이해관계자로 포치한다. 이는 어떤 기록이 중요한지, 어떻게 조직되고 접근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에 생존자들이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질적 유물(physical objects)— 예를 들어 희생자의 유품, 편지, 사진 —도 단순한 증거 자료가 아니라 의미 있는 기록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3. 기록과 이행기 정의

박은정은 기록 관리가 단순한 보존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아카이브가 어떻게 국가를 책임지울 수 있는가? 생존자들의 기억이 어떻게 진실규명과 화해의 바탕이 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그녀는 기록 관리 체계가 과거의 폭력에 대한 책임을 추구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학술적 의의

이 논문은 아카이브 연구와 한국 과거사 연구의 교집합에서 중요한 기여를 한다. 제주4·3을 둘러싼 기록의 정치성을 분석함으로써, 단순히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넘어 ‘누가 기록의 권력을 소유하는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제시한다. 또한 생존자 중심의 아카이브 실천이 이행기 정의에서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과거사 청산과 기억 운동의 실천적 방향을 제시한다.


English

Overview

This thesis explores how archives—systems of records management—can hold governments accountable for past atrocities and foster truth and reconciliation processes. Eunjung Park argues that current archival practices regarding Jeju 4.3 records have taken an administrative-centered approach that sidelines the perspectives of victims, survivors, and bereaved families. Despite potential for archives to become dynamic agents in truth-seeking and accountability, existing practices impede the role of archives in holding the state accountable. To address these shortcomings, the thesis proposes a survivor-centered archival approach. This shift involves: recognizing a broader spectrum of victims and survivors; engaging them as stakeholders in archival processes; adopting survivor-centered arrangement and descriptive practices; and valuing physical objects as meaningful records. Through this reframing, archives can provide platforms for marginalized voices, facilitate truth and reconciliation, and contribute to reducing the harms of anti-communism deeply rooted in South Korean society.

Key Arguments

  • Administrative-centered archival practices marginalize survivors: Current approaches prioritize state documents while sidelining survivor testimonies, family records, and personal memory materials.
  • Survivor-centered approaches require active participation: Survivors must be engaged as stakeholders in decisions about what constitutes important records, how materials are organized, and how archives are accessed.
  • Physical objects matter: Material items—letters, photographs, personal belongings—must be recognized as meaningful records, not merely evidentiary artifacts.
  • Archives serve transitional justice: Archival practices directly impact the capacity of institutions to pursue truth-seeking, hold states accountable, and support reconciliation processes.

Scholarly Significance

This work makes critical contributions to both archival studies and Korean historical scholarship by demonstrating how archival practices constitute political acts that shape memory and justice. By centering Jeju 4.3, Park shows how shifting to survivor-centered approaches can transform archives into sites of resistance against state-imposed forgetting and channels for historical accountability. The thesis offers practical and theoretical frameworks for reimagining records management in contexts of mass violence, with implications extending beyond Korea to other societies grappling with historical trauma and transitional justice.


Keywords / 키워드

인물: Eunjung Park (박은정) 개념: 아카이브, 생존자중심, 기록관리, 이행기정의, 기억의 정치성, 권력관계, 역사적 증거 사건: 제주4·3 진상조사(2000-2003, 2019-2021), 기록 보존 및 활용 기관: University of Manitoba, Archival Studies Program, 4-3위원회, 제주4·3평화재단 방법론: 아카이브 비판 이론(critical archival studies), 생존자 중심 연구


관련 항목 / See Al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