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
이상호 —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겸임교수. 한국 근현대사와 미국의 한반도 개입, 특히 미군정기부터 한미동맹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를 주로 수행해왔다. 본 논문은 이상호의 2018년 논문(“초대 주한미국대사 무초와 주한미군철수에 대한 대응”)의 연속선상에 있으며, 미국의 한반도 책임 문제에 대한 체계적 접근의 일환이다.
논문 개요
본 논문은 제주4·3사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묻기 위해 당시 작전지휘권의 구조와 권한 관계를 먼저 명확히 한 후, 기밀해제된 미국 문서 자료의 실태를 분석하고, 향후 4·3 연구의 기반이 될 아카이브 구축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단순히 “미군이 초토화작전을 지시했는가”라는 이분법적 질문을 넘어, 법적·정치적 책임의 성립 근거를 체계적으로 추적한다.
핵심 연구 질문
- 4·3사건 초기 진압과 1948년 10월 초토화작전 사이에 작전상의 변화가 있었는가?
- 1948년 8월 대한민국정부 수립이 초토화작전의 주체와 책임을 한국정부에 전적으로 귀착시키는가?
- 한미군사잠정협정에 따라 한국군 작전권을 보유한 미군이 제주4·3의 책임을 가져야 하는가?
- 미국 기밀해제 문서는 4·3사건의 미국 책임을 증명할 수 있는 어떤 증거를 담고 있는가?
핵심 논점 분석
1. 미국의 책임문제: 작전지휘권의 구조
저자는 제주4·3의 미국 책임을 논하기 위해 당시 한반도의 작전지휘권 체계를 명확히 규명하는 것을 선제 조건으로 제시한다.
주요 논점:
- 미군정기(1945-1948.8): 미군정 사령관이 한반도 전역의 최고 행정·군사 권한 보유
- 1948년 8월 정부수립 이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공식적 주권 이양, 그러나 한미군사잠정협정에 따라 미군이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 보유
- 이행 과정의 모호성: 정부수립 이후에도 미군 고문관들이 한국군 작전에 실질적 영향력 행사
저자는 특히 “한미군사잠정협정”의 작전권 조항이 초토화작전 시기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추적하는 것이 미국의 법적 책임을 판단하는 열쇠라고 강조한다.
2. 초토화작전과 미국의 책임: 증거 기반 분석
**“미군이 초토화작전을 지시했다는 문건은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저자는 다음을 제시한다:
제약된 증거:
- 기존 미국자료에는 초토화작전의 직접 지시 명령이 명시되어 있지 않음
- 그러나 부재(absence)가 책임 부재를 증명하지는 않음
간접적 책임의 근거:
- 미군정 당국의 “초토화작전 실제 명령과 집행” 과정에서의 승인·감시·지도 권한
- 작전지휘권 아래서의 “사령관의 책임(commander’s responsibility)” 원칙
- 민간인 피해에 대한 보고·감시 의무
저자는 존 메릴(John Merrill) 등의 주장을 검토하면서, 단편적인 미국자료 인용이 아닌 체계적인 문서 분석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3. 기밀해제 문서의 실태와 한계
본 논문은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2000-2007)가 수집한 미국 기밀해제 문서의 현황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문서 수집 현황:
-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국사편찬위원회 소장 자료 2,000여건
- 추가 조사팀: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맥아더기념관, 미 육군군사연구소 자료 수집
- 총 12권의 자료집 발간
핵심 문제점:
- 보존 체계 부재: 수집된 자료의 “자체 보존 및 원(原)자료에 대한 보존방안, 공개방안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음”
- 지속적 확충 부족: 이후 추가 자료 확보에 대한 체계적 노력 부재
- 중복 중심의 수집: 이미 번역된 자료의 반복 활용으로 새로운 증거 발굴 정체
- 민간인 피해의 침묵: “어느 미국자료를 뒤져봐도 이 시기 민간인학살의 실상이나 문제점을 언급한 부분” 거의 없음
4. 향후 자료 확보 전략
저자는 기존에 수집된 자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명시하면서:
추가 수집 대상:
- 미국무부 외교문서 (State Department cables)
- CIA 정보 보고서
- 주한 미국 대사관 보고서
- 미군 장성급 인물의 회고록 및 구술사 자료
- 미군 장교들의 일지(diaries)와 공식 기록
아카이브 구축 방안: 오키나와현공문서관 사례
저자는 제주4·3 자료의 산재와 체계적 관리 부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현공문서관(沖縄県公文書館)의 사례를 제시한다.
오키나와현공문서관의 특징
- 전시 문서의 적극적 수집 및 정리: 제2차대전기 미국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원문 보존 및 정리
- 주제별·시계열 아카이브: 흩어진 자료를 연대기적·주제별로 재편성
- 접근성과 공개 원칙: 연구자들이 직접 원본에 접근 가능
- 신진 연구자를 위한 기반 제공: 새로운 연구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명확한 자료 지도(finding aids) 제공
제주4·3 아카이브 구축의 시급성
저자는 다음을 강조한다:
“제주4·3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될수록 오히려 제대로 된 역사 사료의 아카이브화가 절실하다.”
구축 필요 항목:
- 국내 관련 기관(경찰청, 국방부, 법원 기록 등) 자료의 통합 아카이브
- 미국 기밀해제 자료의 원문 보존 및 번역본 통합
- 개인 문서(일지, 편지, 증언 기록) 수집
- 사진·영상 자료의 체계적 정리
4·3 위키 연계
관련 기관 및 인물
관련 자료 및 사건
주요 인용
-
미국 책임 문제의 핵심 질문: “더 나아가 한미군사잠정협정에 따라 한국군대에 대한 작전권을 보유한 미군이 제주4·3의 책임문제를 가져야 하는가” (p.167)
-
기밀해제 문서의 한계: “어느 미국자료를 뒤져봐도 이 시기 민간인학살의 실상이나 문제점을 언급한 부분” 거의 없음 (p.176)
-
아카이브의 중요성: “제주4·3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될수록 오히려 제대로 된 역사 사료의 아카이브화가 절실하다” (p.168)
학술적 의의
미국 책임 연구에서의 위치
본 논문은 미국의 한반도 책임 논의를 다음 수준으로 발전시킨다:
-
이상호의 선행 연구와의 연속성
- 2018년 논문: 초대 주한미국대사 무초와 주한미군철수
- 2020년 논문: 초토화작전 시기의 미군의 작전 책임
- 체계적 연구 진화: 미국의 정책 결정 → 한반도 현장의 구체적 책임
-
과학적 책임론의 확립
- 감정적 주장을 넘어 “작전지휘권 구조” 분석
- 직접 증거 부재 상황에서의 “법적 책임” 근거 제시
- 이행기정의(transitional justice) 관점의 접근
-
증거 기반 연구의 모델
- 기밀해제 자료의 비판적 해석
- 부재(absence of evidence)의 의미 검토
- 향후 자료 수집 전략의 제시
향후 과제와 한계
본 논문의 한계:
- 미국 측 기밀해제 문서의 제한적 공개
- 1960년대 이후 미국 외교 문서의 접근성 부족
- 개인 회고록·증언의 한계적 신뢰성
저자가 제시하는 과제:
- 미국무부, CIA 문서의 추가 기밀해제 요청
- 아카이브 구축을 통한 자료 통합 접근
- 국제 비교 연구(독일-나치, 일본-전전기)를 통한 책임론 강화
- 제주 지역 공문서관 설립의 시급성
서지사항
기본 정보:
- 저자: 이상호
- 제목: 제주4·3사건의 미국 책임문제와 자료 그리고 대안
- 수록지: 인문학연구 (건국대학교)
- 권호: 제29집
- 쪽수: pp. 167-197
- 발행연도: 2020년 7월 31일
- ISSN: 1229-0912 (Print)
- DOI: https://doi.org/10.47293/ihumjj.2020.29.7
원문 위치:
- Zotero 저장소: S552R9V2
- 파일: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겸임교수 및 Lee - 2020 - U.S. Responsibility, Historical Materials and Alternatives for the Jeju April 3rd Incident.pdf
관련 학술 커뮤니티:
-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 제주평화재단
- 한국근현대사 연구자 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