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
김영범은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제주4.3 연구와 기억연구(Memory Studies) 분야의 중요한 학자이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4.3을 분석하며, 특히 “기억정치”와 “정명(正名)” 문제에 집중한다. 2003년 논문 「제주4.3과 대항기억의 구성」에서 시작하여, 2019년의 이 논문에서 4.3의 올바른 “명명”에 관한 본격적인 담론을 제시한다.
논문 개요
이 논문은 제주4.3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부터 출발한다: “4.3의 진실은 어디에 있으며, 정말 하나일까?”
김영범은 70년 이상 계속된 명명(naming) 논쟁의 역사를 추적한다. 정권의 “공산폭동”에서 문학과 언론의 “대학살”, 저항담론의 “민중항쟁”을 거쳐, 이제는 “제주 독립항쟁”이라는 새로운 명명을 제안한다. 그의 핵심 주장은 기존 명칭들이 4.3의 다층적 의미를 제한해왔다는 것이다.
핵심 논점 분석
1. 기존 명명들의 검토와 그 문제점
“4·3사건” (공식명칭)
- 1948년 4월 3일 소수 무장대의 봉기를 마치 제주도민이 겪은 비극의 “원인”이자 “책임의 끝”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 이러한 명칭은 복합적인 역사적 맥락을 왜곡한다
“4·3학살” (인권담론)
- 1978년 현기영의 「순이 삼촌」과 제주신문·제민일보의 증언 활동을 통해 부각된 명칭
- 제주도민의 수난과 피해에 중점을 두어, 학살의 수동적 피해자 지위를 강조
- 장점: 인권침해의 역사성을 부각
- 한계: 4.3의 적극적 저항의 측면을 간과
“4·3항쟁” (저항담론)
-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시민사회와 문학예술계에서 제기된 명칭
- 민족분단 거부, 통일독립을 추구하는 “무장봉기”로 해석
- 한계: 마찬가지로 설득력 있는 설명이 부족하며 “어딘가 비어 보이는 구석”이 있음. 특히 “고립된 섬 제주도에서 왜 그토록 거대한 희생이 필요했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변 부재
2. 김영범의 핵심 주장: “제주 독립항쟁”
김영범은 2005년 학술회의에서 이미 주장했던 관점을 2019년에 심화시킨다:
4.3의 의미는 제주도민의 일대 수난이요 참극의 역사로만 묶여버릴 수 없고, 자기 삶의 터전과 생존의 ‘자연권’을 지켜내려는 적극적 항의와 집단방위적 투쟁으로서 거도적 민중항쟁의 역사이기도 했다
“제주 독립항쟁”의 정신적 기초:
- 변방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에서 형성된 제주인의 강고한 자아의식
- 주인의식(autonomy)
- 운명공동체 의식
- 불의에의 저항 정신
- 독립정신
3. 원인과 맥락: 3.1사건과 3.10 총파업
3월 1일 기념집회 (1947)
- 제주 남로당과 민전이 도내 전역에서 성사시킨 행사
- 공식 슬로건: “통일독립 전취”, “모스크바 3상회의 절대지지”
- 실제 현장의 외침: “독립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3월 10일 총파업의 의미:
- 관덕정 앞에서 육지경찰의 발포로 사상자 발생
- 165개 기관, 4만여 명 참여 (피고용자 약 75%)
- 핵심: 파업 결정은 남로당이 했으나, “실행과 참여는 온전히 도민들의 몫”
- 표면적 이유: 경찰 발포에 대한 항의
- 심층적 이유: “오랜 세을 제주도민이 육지로부터 당해온 핍박과 멸시와 그로 인한 설움”
도민 전체의 광범위한 동원:
- 도청 간부, 도의 경찰관도 동참
- 이는 남로당의 이념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 자체의 자주성 확립에 대한 일반 대중의 열망을 보여줌
4. 4.3 봉기의 사회적 기초
토벌대의 악행:
- 미군정과 경찰의 “친일파 엄호” 정책
- 귀환자의 금품 제한 조치
- 목표량 할당식 하곡수매 강행
- 수탈과 모멸의 대상으로서 제주 주민 취급
“제3자 또는 외부인이 아닌 내부인, 토종 제주인, ‘주체적 변방’의 관점”에서의 해석 필요성
5. 진상조사보고서 이후의 정명 논쟁
김영범은 2004년 진상조사보고서 이후 학계의 “백비(白碑)” 담론을 비판한다:
백비 주장의 문제점:
- “산쪽도 아니고 아래쪽도 아닌” 입장, 즉 “여운을 남겨두는” 입장
- 무장대의 과오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항쟁의 의미를 부정하려는 경향
김영범의 반박:
- 동학농민혁명 때도 농민군의 응징이 있었으나, 이를 이유로 “백탑”을 세우지는 않았음
- 호남지역에는 여전히 “혁명기념탑”이 우뚝 서있음
- 4.3도 마찬가지로 “항쟁기념”으로서 명확한 정명이 필요
6. 국가전략과 외세의 의도
김영범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 맥락에서 4.3을 재해석한다:
핵심 질문:
- 미군정과 경찰이 노골적 강경책만 사용한 이유는?
- 미국의 본의는 무엇인가?
답변:
- 제주도의 전략적 가치 때문
- 미국의 완전 장악에 저항할 수 있는 주민저항의 “싹을 미리 완전히 잘라버릴” 의도
- 현대적 적용: 강정 해군기지, 성산 제2공항 등의 군사기지화 시도
제주민의 불변의 정신:
제주민은 모든 외세의 강권주의에 맞서 자기 섬, 자기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독립정신을 불변으로 유지해왔다
주요 인용문 (원문 발췌)
-
“4.3의 진실은 무엇인가? 무엇이 4.3의 진짜 모습이고 핵심이었던가?” (p. 12)
-
“4.3은 민족분단 거부와 통일독립을 부르짖으며 벌어진 무장봉기요 민중항쟁” (p. 13)
-
“2005년 학술회의에서: 4.3의 의미가 제주도민의 일대 수난이요 참극의 역사로만 묶여버릴 수 없고, 자기 삶의 터전과 생존의 자연권을 지켜내려는 적극적 항의와 집단방위적 투쟁” (p. 15)
-
“어느 사이에 학계에서도 중견·신진 동학들이 부단히 수행해온 연구활동과 그 성과들이 다 그러하다” (p. 16)
-
“파업 결정은 제주 남로당이 주도했지만, 실행과 참여는 온전히 도민들의 몫이 되었다” (p. 20)
4.3 위키와의 연계
개념 및 논의 연계
- 정명(正名) — 역사 사건의 올바른 명명 문제
- 기억정치(Memory Politics) — 명명이 기억을 규정하는 방식
- 자결권(Self-determination) — 제주민의 자주적 독립 추구
학술논문 연계
- 이재승 (2021) — “4.3과 자결권” 논문으로 정명 논의 심화
- 4.3사건진상조사보고서 (2003) — 백비 담론의 배경
- 양조훈 (2015) — 진상규명 운동의 역사적 기록
이론적 참고
- Memory Studies와 명명의 정치성
- 지정학과 제주의 전략적 가치 문제
- 식민지배와 외세의 비판적 검토
학술적 의의
학문적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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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 논쟁의 현주소 제시: 1990년대 이후 30년 동안의 명명 논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각 명칭의 한계를 명확히 함
-
새로운 관점의 제시: “제주 독립항쟁”이라는 명칭을 통해 4.3의 다층성을 포괄하는 틀 제안
- 도민의 피해 (학살)
- 도민의 저항 (항쟁)
- 도민의 자주성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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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Studies의 한국화: 명명(naming)이 기억 실천의 핵심임을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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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재해석: 미국의 냉전 전략과 제주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
2003년 논문과의 발전 관계
- 2003년: 「제주4.3과 대항기억의 구성」— 지배담론에 대한 “대항기억”의 형성 과정 분석
- 2019년: 「정명의 문제」— 그 대항기억이 어떻게 “올바른 이름”으로 정착할 것인가의 문제로 심화
현대적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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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실천으로서의 정명: 명칭은 단순한 언어 문제가 아니라, 역사 이해와 정체성 형성의 문제
-
내부 관점의 중요성: “토종 제주인, 주체적 변방의 관점”에서의 역사 쓰기 필요성
-
지속하는 질문: 강정 해군기지, 미군기지화 시도 등 현재까지 계속되는 “4.3의 문제”
서지사항
- 저자: 김영범
- 제목: ‘4·3’의 의미 반추와 정명의 문제 - ‘제주 독립항쟁’ 시론
- 수록지: 4.3과 역사, 제19호
- 페이지: 11-58
- 출판년: 2019년 12월
- ISSN: 1599-3345 (Print)
- 원문 출처: e-article (https://www.earticle.net)
- 인용 정보: 김영범 (2019) ‘4·3’의 의미 반추와 정명의 문제 - ‘제주 독립항쟁’ 시론, 4.3과 역사, 19,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