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
Chang Jieun (장지은) -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 비교문학과(Department of Comparative Literature)에서 2009년 5월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도교수는 Ulrich C. Baer. 학위 취득 당시 Henry M. MacCracken Fellowship, Anaïs Nin Memorial Fellowship, International Fellowship (American Association of University Women) 등의 지원을 받았으며, 학위 논문은 미국 박사학위 아카이브인 UMI(3365697)에 등재되어 있다.
논문 개요: 외상기억·증언·국가서사의 관계
이 박사논문은 1948년 제주도에서 발생한 ‘제주 4·3 사건(Cheju April Third Incident)‘을 중심으로 국가 폭력과 민간인 학살의 문제를 추적한다. 논문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기본 질문: 왜 폭력이 일어났는가(Why the killings?), 왜 제주인가(Why Cheju?), 왜 50년간 침묵이 유지되었는가(Why oblivion?), 그리고 이 사건이 어떻게 재현될 수 있는가?
중심 논점: Chang은 제주 4·3이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해방 후 한국 근대 국가 수립의 정치적 논리와 직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국가 폭력의 초과(excess of violence)와 성적 폭력, 그리고 이에 대한 50년간의 체계적 침묵이 국가 정체성 구성(nation-building)의 필수 요소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타자화(othering)’ 과정을 통해 국가가 자신의 경계를 정의하고 내부의 위협을 제거했다는 논리를 제시한다.
이론적 접근: 논문은 Jacques Derrida, Maurice Blanchot, Emmanuel Levinas의 이론적 프레임워크를 활용하여 트라우마 표현의 불가능성과 증언의 윤리를 탐구한다. “trace(흔적)“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기억이 파편적이고 불완전하다는 점에서도 증언의 의미를 찾아낸다.
구성: 4개 장으로 구성된 논문은 다음과 같은 경로를 따른다:
- 1장: 윤리적·이론적 토대 (Derridean trace, 증언의 구조)
- 2장: 역사적 맥락 (제주 4·3의 정치적 기원과 ‘타자화’ 과정)
- 3장: 김동만 영화 <무명옷>을 통한 증언의 불가능성과 표현의 한계
- 4장: 제주 4·3 성폭력 여성 피해자들의 신체와 증언 (Red Women)
핵심 논점
1. 국가 폭력과 국가 정체성
“흔히 국민국가의 탄생은 폭력적 기원(violent origin)을 은폐하는 과정”이라는 이론적 틀 속에서, Chang은 제주 4·3이 단순히 억압받은 사건이 아니라 “한국의 근대 국가 수립이라는 정치적 필연성” 속에서 발생했다고 해석한다. 국가의 자기정의(self-definition)는 ‘내부의 타자(internal other)‘—제주인, 빨갱이, 여성—의 제거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2. 트라우마와 침묵의 역사
50년간의 침묵은 우연이 아니다. Chang은 공식적 금지뿐 아니라 “기억의 파편화, 개인화, 그리고 외상의 영향 하에서의 의미 전위”라는 더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강조한다. 생존자들조차 “완전한 현실을 파악하지 못했고”, 자신들이 본 것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3. 증언의 한계와 가능성
단순히 ‘목소리를 내면 된다’는 선진적 상식과는 달리, Chang은 극단적 트라우마 앞에서 언어의 한계를 직시한다. “어떤 말도 그 비극을 완전히 담아낼 수 없다”는 인정 위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부 역사 아카이브의 틈새, 문학과 영화의 공백”에서 증언을 찾아낸다.
4. 성적 폭력과 젠더
제주 4·3 여성 피해자들의 “훼손된 신체(denigrated body)“에 대한 분석은 단순한 추가 항목이 아니다. Chang은 “여성의 신체와 섹슈얼리티가 한국 국가 정체성 구성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성폭력이 국가 폭력의 구조적 요소였음을 드러낸다.
인용 (15단어 이내, 쪽수)
| 핵심 인용 | 출처 | 의의 |
|---|---|---|
| ”I wrote to testify, to stop the dead from dying” (Elie Wiesel) | 헌정사 | 증언의 윤리적 기초 |
| ”the dead are not mute, they refuse to be forgotten” | 본문 | 죽음 이후의 목소리 개념 |
| ”극단적 외상은 표현을 거부한다” | 논문 | 트라우마 표현의 불가능성 |
| ”타자화를 통한 국가 정체성 구성” | 2장 | 제주 4·3의 국가적 의미 |
| ”여성의 신체는 국가 폭력의 글쓰기 장소” | 4장 | 젠더화된 폭력의 구조 |
위키 연계
개념적 연계
- 집단기억 — 제주 4·3의 사회적 기억 형성 메커니즘
- 외상과_기억 — Trauma Studies와의 이론적 연결
- 증언과_책임 — 증인 증언의 윤리적 의미
- 국가폭력 — 국민국가 수립과 내부 타자화
관련 소스
- Kim-Seong-nae-기억과애도 — 제주 4·3의 민간 기억과 애도의식
- Kim-Tongman-무명옷 — Chang이 상세 분석하는 증언영화
- Cheju43-NationalCommission — 2003년 국가위원회 조사보고서
이론가들
- Derrida-trace — 흔적(trace)의 개념과 증언
- Levinas-alterity — 타자성과 윤리
- Blanchot-disaster — 재앙과 문학
학술적 의의
Memory Studies 분야의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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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표현의 문제: 제주 4·3은 Memory Studies에서 자주 인용되는 ‘대표적인 극단적 사건’이지만, Chang은 단순한 “대표성”을 거부한다. 대신 “표현 불가능성 속에서도 증언을 찾는” 방법론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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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구조화: 단순히 “국가가 말하지 못하게 했다”라는 도식을 넘어, 외상 자체가 기억을 파편화하고 의미를 전위시킨다는 점을 강조. 이는 동아시아의 다른 집단 외상(홀로코스트와의 비교) 연구에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
아카이브의 정치: 공식 아카이브뿐 아니라 “주변부 아카이브의 틈새(marginal spaces)“—문학, 영화, 개인 증언—를 연구 자료로 인정함으로써, 어떤 자료가 “역사적으로 합법적인가”라는 기본 가정을 문제화한다.
제주 4·3 연구의 재정의
- 증언 중심 접근: Chang의 작업은 제주 4·3 연구에서 “숫자(몇 명이 죽었는가)“에서 “증언(어떻게 말할 것인가)“으로의 중심 이동을 선도했다.
- 성폭력의 가시화: 여성 피해자의 신체와 섹슈얼리티를 분석함으로써, 4·3이 단순한 “학살” 사건이 아니라 젠더화된 폭력의 복합체임을 드러낸다.
East Asian Literary Studies와의 교차
비교문학 전공으로서 Chang은 한국의 제주 4·3을, 식민지 해방 후 국가 폭력의 보편적 패턴(라틴아메리카, 동남아시아의 사례)과 비교할 수 있는 위치를 제공한다. Derrida, Levinas 같은 서구 이론가들을 단순 수입하지 않고, “제주 4·3이라는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그 이론을 재사유”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서지
전체 제목: National Narrative, Traumatic Memory and Testimony: Reading Traces of the Cheju April Third Incident, South Korea, 1948
저자: Chang, Jieun
학위: Doctor of Philosophy (Ph.D.)
대학교: New York University
학과: Department of Comparative Literature
완성 연도: May 2009
UMI 번호: 3365697
지도교수: Professor Ulrich C. Baer
쪽수: 256 pages (목차 기준 230-page 본문 + 참고문헌)
형식: 박사학위논문 (Dissertation)
주요 키워드: Cheju April Third Incident, 4.3, traumatic memory, testimony, nation-building, gender violence, narrative, literary analysis
원문 소재: ProQuest Dissertations & Theses Global (UMI Microform 3365697)
저작권: Copyright 2009 by Chang, Jieun. All rights reserved.
논문 분석 노트: 이 박사논문은 Memory Studies, Trauma Studies, East Asian Literary Studies, 그리고 정치철학의 교차점에 위치한다. Chang의 가장 중요한 기여는 제주 4·3 연구에 “증언의 윤리(ethics of testimony)“라는 이론적 틀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표현 불가능한 것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다. 국내 4·3 연구자들에게는 서구 이론가들(Derrida, Levinas, Blanchot)의 개념을 어떻게 비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가 되었다.